후쿠시마 사고 이후 전 세계에서 탈원전의 움직임이 불고 있다. 물론, 중국과 몇몇 개발도상국들은 활발하게 원전을 늘리고 있고 사고가 일어난 일본에서도 에너지 비용에 대한 부담으로 원자력을 다시 가동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이번 정부에 들어서 탈원전을 선언하였고 여기에 대해 많은 찬반 의견이 오고 갔다.
탈원전을 선호하는 여론이 많지만 현실적인 에너지 수급 상황과 우리나라가 원자력 설계기술이 우수하다는 점 그리고 안전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 및 개발, 기업의 참여로 건전성이 유지되어야 하는데 탈원전으로 인해 기업의 사업 포기가 늘어날 전망이며 연구 및 개발에 대한 예산이 삭감되고 있음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거기다, 그리고 탈원전을 위해 핵연료인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처분하고 원자력 시설을 해체, 제염하는 분야에 많은 연구 및 투자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현시점에서 핵연료 처분 문제에 대해서 한번 고민해보고 원자력 발전에 대해서 고민을 해보고자 한다.
탈원전을 하는 가장 큰 이유 두 가지는 사고가 발생하였을 때 그 규모가 상당하다는 것과 지금도 생산되고 있는 고준위 폐기물을 과연 어떻게 처분할 것이며 또한 그 비용을 고려하였을 때 진정 저렴한 에너지원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로 설명한다.
고준위 폐기물을 처분하는 방법으로 주로 언급되는 것이 영구처분하는 방법으로 깊은 땅속에 처분시설을 건설하고 이 시설에 폐기물을 처분하여 우리가 사는 환경으로부터 멀리 떨어뜨리는 방법인 심지층 처분을 언급한다.
이 방법은 실제로 핀란드와 같은 북유럽 국가에서 국민들과 소통을 통해 해당 시설에 대해 공감대를 얻고 시설을 건설하여 앞으로 운영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방법은 어디에 건설한 것인지 또 건설한다고 했을 때 국민들과 소통을 통해 해당 시설에 대한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지의 문제가 있다. 실질적으로 우리나라에서 이 방법의 공감대를 얻고 또 적절한 부지를 선정하는데 까지만 해도 아주 많은 시간이 걸릴것 이라고 생각이 된다.
다른 방법으로 또 자주 언급되는 것이 파이로프로세싱이다. 파이로프로세싱을 통해 재처리하여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분리해내어 다시 핵연료로 사용한다. 발생하는 폐기물의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 기술도 말이 많다.
재처리 후에 발생하는 고농도의 세슘과 스트론튬(핵연료에 원래 포함되어 있는)은 처분의 대상인데 아직 적절한 처분방법을 찾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재처리한 핵연료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고속로를 사용해야 하는데 감속재로 사용하는 소듐이 폭발의 위험성이 커 실제로 만드는데 많은 난항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두 방법다 문제점을 가지고 있고 정부와 국민은 적절한 해결책을 찾아야만 한다.
그렇기에 가속기를 사용한 핵 폐기물 처리 방법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국내에는 방사광가속기, 양성자가속기가 운영 중에 있고 중이온가속기인 라온은 건설중에 있다. 방사광가속기는 전자를 가속하고 저장링에 보관하며 회전할때 발생하는 X선을 이용해 표적에 조사하여 연구를 진행하는 시설이다. 그리고 양성자가속기는 양성자를 가속시켜 이 양성자 빔을 표적에 조사하여 발생하는 입자 및 에너지를 이용하는데 전자와 달리 핵자를 때어낼 수 있기 때문에 핵자를 파쇄시킬 수도 있고 이 보다 낮은 에너지에서는 양성자를 핵자 내부로 조사시킬 수 도 있다.
이것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원자력 발전을 통해 발생하는 핵 폐기물들은 우라늄의 딸핵종들로써 핵분열을 통해 발생한다. 이 핵종들은 중성자과잉핵종들인데 중성자과잉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중성자가 많은 핵종이라는 뜻이다. 원래, 핵자가 무거워 질수록 양성자보다 중성자 수가 많아야 안정적이지만 여기서 말하는 중성자과잉핵종들은 중성자가 너무 많아 불안정한 핵종들이다. 따라서 중성자는 음전자를 방출하면서 양성자로 바뀌게 되는데 이것이 베타 마이너스 붕괴이다. 이런 중성자과잉핵종에 양성자를 조사시켜 내부에 주입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핵종을 만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더 고에너지의 양성자 빔을 사용해 조사를 하면 핵 파쇄를 통해 더 가볍고 안정적인 핵종을 생산해내면서 이때 발생하는 고에너지를 사용해 발전을 할 수도 있다.
(실제로 양성자가속기를 통해 생산하는 의료용 동위원소는 양성자과잉핵종으로 베타 플러스 붕괴를 하는데 대표적으로 진단장치인 PET에 쓰인다.)
이런 원리를 착안한 것이 가속기 구동 미임계로 원자로이다.
우선, 미임계라는 것은 우라늄이 핵분열을 할 때 핵분열로 중성자가 발생하고 또 여기서 몇몇 중성자는 누설이 되고 다른 곳에 흡수되기도 하고 몇몇 중성자는 다시 핵분열에 쓰이게 된다. 따라서, 임계라는 것은 중성자 세대가 거듭할때 발생하는 중성자 수가 이전 세대와 같음을 말한다. 그렇기에 미임계라는 말은 중성자수가 전세대 보다 적다는 것으로 중성자로 인해 연속적인 핵분열을 유도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흔히 보고 알고 있는 원자력 발전소는 이 미임계 원자로가 아니다. 임계를 이루어야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가 아는 원자력발전소는 임계 원자로로써 중성자 수를 제어하는 방법으로 임계를 유지한다.
그런데, 미임계 원자로는 중성자를 따로 넣지 않는 한 발전을 할 수가 없다.
이런 방식의 원자로에 우리의 골칫거리인 사용후 핵연료를 넣는다면 어떻게 될까?
사용후 핵연료는 경수로 기준으로 U-235가 3~5% 정도 농축된 핵연료를 원자로에 넣고 운전 후에 더이상 효율적인 중성자 경제를 나타내지 않을 때 원자로에서 인출하게 되는데 그렇다고 해서 핵분열을 안하는 것도 아닐 뿐더라 아주 높은 고에너지의 방사선을 뿜어낸다.
이런 사용후 핵연료를 미임계 원자로에 넣고 여기에 양성자가속기를 표적에 부딪혀 발생하는 파쇄 중성자를 주입한다고 하면 이 사용후 핵연료에 있는 고준위의 방사성핵종을 붕괴시킬 뿐만 아니라 붕괴에서 발생하는 열을 통해 발전을 하여 전기도 생산해낼 수 있다.
이때 가속기를 돌리기 위해서는 많은 전기가 소모되는데 미임계 원자로의 가동으로 발생하는 전기의 약 15% 정도를 투자하면 가속기를 구동할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약 85%는 상업용 전기로 전환하여 전기를 생산해내는 발전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며 동시에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을 처분함에 따라 반감기를 촉진하고 부피를 줄여 효율적이며 현실적인 처분방법이 될 것이다.
우리나라는 양성자가속기 1단계 사업을 통해 100MeV 첨두전류 20mA의 대용량 선형가속기를 운영 중이다. 대용량인 만큼 이 미임계 원자로와 연동하기에 적합하다. 하지만, 100MeV의 에너지는 아직 부족하다. 앞으로 2단계 사업을 통해 1GeV에 20mA의 첨두전류를 가진 대용량 선형가속기로 거듭난다면 핵 폐기물을 처분하는 가속기 구동 미임계 원자로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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